의류벤더 해외영업팀 8년차

2019년 초 까지 저는 의류벤더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일본 등 여러 해외 의류 브랜드에서 오더를 수주 받아 약속한 납기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둔 봉제 공장에 원단, 부자재를 투입해 옷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있는 브랜드 스토어에 옷을 납품하는 회사에서 일을 했습니다.

 

오더를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첫번째 브랜드와의 디자인 미팅에서 각 브랜드의 컨셉과 계절에 맞게 원단과 각종 스타일의 샘플들을 준비해 보여줍니다.

미팅 이후 브랜드가 미팅에서 픽업했던 원단과 스타일들로 브랜드가 원하는 샘플들을 만들어 보내고 몇차례에 걸쳐 수정에 수정을 거쳐 실제 오더를 할 스타일의 원단과 옷들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와 동시에 원단과 그 스타일로 옷을 만들 경우 문제가 없는지 모델 피팅도 하고 원단에는 문제가 없는지 각종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최종적으로 오더를 할 원단과 스타일들이 정해지면, 브랜드에서 원단, 옷 스타일, 컬러, 오더 수량들을 각 의류벤더 회사에 뿌리고 그때부터 원단, 부자재 등을 약속된 납기에 맞추기위해 열심히 준비해 해외 봉제 공장에 입고 시키고 옷을 열심히 만들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브랜드 스토어에 옷을 공급합니다.

신입사원 때는 브랜드에 보여줄 샘플들을 만들고 보여주고 바이어 코멘트를 반영해 바이어가 만족할때까지 샘플을 제안하는 일들을 했고 경력이 쌓이면서, 오더 된 옷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단 및 부자재 수량을 발주해 봉제공장에 투입시키고 공장 라인에서 원,부자재를 가지고 옷을 만드는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원,부자재 공급처 그리고 공장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스트레스,고민,해결방법은 하나

당시에는 정말 사람을 갈아넣는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당장 눈 앞에 산적해 있는 일들을 처리하는데 바빴습니다. 공장에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입고된 원 부자재들에 불량이 있다고 전화와 메일이 불이 나게 왔고 업무시간 그걸 정신없이 처리하다보면 그날 하루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정신을 차렸을 때 제게 남은 건 피폐해진 몸과 마음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 청사진을 그려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과도한 업무량, 효율적이지 못한 업무 처리 프로세스,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매일 같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저 '다른 회사에 가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라는 자기위안과 함께 해결되지 않는 고민과 스트레스에 둔감해져서 버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스트레스와 고민을 날려버릴 해결방법은 우리 마음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당장 먹고 살 걱정, 카드값, 주변의 시선 등등 때문에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알면서도 모르는척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를 떠나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2020/03/20 - [회사는 안녕] - 회사, 안녕

 

회사, 안녕

2020년 경자년, 30대 중반을 훌쩍 지나쳐 버렸습니다. ​ 제 나이 또래의 직장인이라면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리, 과장, 차장 혹은 그 이상 어느 정도 직급을 달고 해당 분야에서 10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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